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노래/이야기

외로워서 심은 건 아냐

by 완행열차 2010. 4. 8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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거기에도 햇빛의 힘 가닿는구나
어지럼증 한바퀴 내 몸을 돌아나간다
기억이 맑은 에너지일 수 있을까
식은 숭늉 같은 봄날이 간다

빛은 지금 어느 무덤에 숨을
불어넣으며 할미꽃 대궁 밀어올리는가
그 무덤들 보이진 않지만
문 밖까지 굴러와 있는 것 같아서
살아있음은,이렇게 죽음에게 허약하구나

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 이문재 - 봄,몸 -- 中에서

4月이 지나가고 있다.
밥상을 밀치우고 공복을 달랜,
위(胃)에서 역류하는 위산을 달래려 그저 어그적거리며 씹은 듯한,
불편한 식사 뒤 만나는 식은 숭늉 처럼 후다닥 봄이 가고 있다.

창가에 소리로는 알 수 없는 새가 왔다갔다 
커피자욱을 지우려 햇빛에 몸을 맡긴 책위로 쪼르르 몸을 구르다 날아간다.
여기는 10층 높이의 널(棺).
여기에도 햇빛의 힘 가닿는구나.



너를 그리워해서 심은 게 아냐.
스멀스멀 달콤한 하얀 액 밀어올리는 아련한 첫키스의 추억 처럼 자르면 피어오를
너의 진액을 보고파서도 아냐.
씹으면 아삭거리며 조잘대는 너의 음성을 듣고 싶어서도 아냐.
정말이야,
외로워서 심은 게 아냐.
다만
널(棺) 속에 한줄기 아릿함으로 각성해 줄
무언가를 심......  








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 # 1

① 야채가게에서 대패,쪽파 아무거나 돈을 내고 받아온다
② 쓰레기 주위를 어스렁 또는 가게서 딸기포장박스,ㄳ
③ 화단이나 공원,심지어 아스팔트를 파헤쳐서 흙 보충
④ 그리고 심는다, 파아~~~~~~~~~~~~~~~~~~~~~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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